애플이 개발 중인 자체 전기차 '애플카'의 출시 시점이 2028년으로 연기되고 자율주행 기능 수준도 당초 목표보다 하향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 애플이 야심 차게 진행해 온 애플카 출시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소식통은 몇 년 전 예고됐던 2026년보다도 2년 늦은 2028년에야 애플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능 수준도 레벨 2+ 수준으로 하향된다. 소식통은 "애플이 가까운 미래에 (레벨 4 목표 수준의) 차량 개발을 마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현재 테슬라의 역량에 맞춘 보다 기본적인 운전자 지원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 초기만 해도 야심 차게 완전자율주행 최고 단계인 레벨 5를 목표로 했던 애플은 이후 고속도로 등에서만 자율 주행이 가능한 레벨 4 단계로 낮춰 개발을 추진해 왔었다. 이는 운전자가 별도 운전을 하지 않아도 내비게이션 설정을 해두면 자율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레벨 2는 차로 이탈 방지, 차량 간격 유지 등 현재 테슬라 전기차의 표준 오토파일럿 기능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진정한 무인 자동차를 구상했던 애플이 이제 제한된 기능의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시점 목표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새 전략은 최근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 이사회가 참석한 일련의 회의 후 확정됐다. 애플은 우선 레벨 2+ 수준의 애플카를 출시한 이후 추가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 등을 지원하는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출시하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팀, 자율 소프트웨어팀 등에 추가적인 변화를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은 언급했다.
이른바 '타이탄' 'T172' 등의 코드명으로 불려 온 애플카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구체화됐다. 통신은 이러한 애플카 프로젝트가 애플 역사상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 중 하나며, 개발 과정에서 수차례 경영진 교체, 대규모 해고, 전략 변경, 출시 연기 등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연간 수억 달러의 연구개발(R&D) 비가 투입된 것은 물론이다.
애플카 개발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애플의 매출 성장을 위한 차세대 혁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일부 경영진에게서는 애플카 개발이 아이폰만큼의 수익성을 가져오진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모습도 확인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카 관련 최신 계획은 내부적으로 테슬라의 '미투(me-too) 제품'으로 간주된다"면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지 않는 제품이다. 하지만 애플은 세련된 디자인, 안전한 시스템, 고유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자동차를 돋보이게 만들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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